회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조차도 탐욕과 자만심 때문에 컴플라이언스를 위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매업체는 직원들의 좀도둑질로 인한 상품 분실을 우려한다. 그러나 때로는 하위직뿐 아니라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회사를 경영하는 임원들도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다. 상당한 자선 활동을 하고 임직원들에게 존경을 받던 인물도 탐욕과 자만심에 굴복할 수 있다.

토마스 코플린(Thomas Coughlin)은 한때 월마트의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회사의 전설적인 존재이자 창업자인 샘 월튼(Sam Walton)의 절친한 친구이며 사냥 파트너이기도 했던 코플린은 월튼의 피후견인이기도 했다. 27년이 넘는 재직 기간 중에 코플린은 이 회사의 거의 모든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으며, 2인자 위치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코플린은 허위 비용 보고서를 제출하고 회사의 기프트 카드를 오용함으로써 이 기업으로부터 최대 50만 달러를 횡령했다. 코플린은 2004년에 ‘올스타’ 직원에게 부상으로 지급한다며 100달러짜리 월마트 기프트 카드 51개를 신청했다. 코플린은 1년에 6백만 달러를 버는 데도 이 카드를 직원에게 주지 않고, 애완견 사료, 보드카, 3개의 12구경 엽총, CD, 콘택트렌즈, 식품 등과 같은 항목 지급 비용으로 사용했다. 그는 또 직원에게 허위 비용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그 돈을 개인 지출에 사용했다. 또한, 물건을 구입한 뒤 부하 직원에게 그 비용을 합법적인 업무 비용으로 처리하게 했다. 

월마트는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심스러운 거래가 10만 달러∼5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거래는 합법적인 업무 비용의 탈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 조사자들은 정확한 손실 금액을 알기 어려웠다. 코플린은 회사 돈을 횡령하여 애완견 건강 관리, 사냥 휴가, 맞춤형 악어 부츠, 동물들이 못 알아보도록 위장한 사냥용 자동차 비용을 지급했다. 

결국 월마트의 유능한 직원 덕분에 이 모든 꼼수들이 밝혀졌다. 코플린이 2005년 1월에 기프트 카드 중 하나를 사용하려 하자 판매 직원이 본사에 전화를 걸어서 이 거래의 처리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본사 직원은 기프트 카드는 ‘올스타’ 직원만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코플린이 왜 그 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직원은 회사에 이 사실을 알렸고 회사는 내부 조사를 시작했다. 월마트는 코플린의 구매 내역을 추적하여 그의 비리를 발견하였으며, 코플린은 결국 사임하였다. 월마트는 코플린의 퇴직 급여를 취소하고, 수백만 달러의 퇴직 후 혜택을 동결시켰으며,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그를 고소했다.  
코플린은 2006년에 텔레뱅킹 사기와 세금 탈세 혐의에 대해 연방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월마트의 전직 부회장인 코플린은 27개월의 가택연금과 5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으며, 또한 40만 달러의 변상액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판사는 형을 부과하면서, 이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졌고 퇴직 혜택을 박탈당해 이미 처벌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형량을 낮게 선고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선고가 너무 관대하다며 항소했으며 연방 항소 법원도 이에 동의했다. 항소 법원은 코플린에게 징역형 대신 자택 구금형을 선고한 것은 “합리적인 형량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책을 집필하는 현재까지 새로운 양형 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 배신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이 사건은 모니터링과 경계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코플린의 꼼수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차리고 회사의 적절한 사람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 관찰력이 뛰어나고 기지가 있는 직원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러나 코플린이 이 직원이 있었을 때 걸렸다는 것은 행운이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 직원이 본부에 알리지 않았다면, 코플린의 사기 행각이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되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더구나 월마트는 광범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코플린의 허위 거래를 포착하지 못한 것을 볼 때 회사 고위층에게는 통제가 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는 코플린의 높은 지위와 명성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가 매우 큰 권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 점은 모든 회사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최고위층의 가장 존경받는 간부조차도 회사를 속이고 있을 수 있으므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완전히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모든 직급에 대해 모니터 해야 한다.  

코플린은 월마트의 직원들이 그의 책략을 돕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직원들은 해고될까 두려워서 그에게 맞서지도 않았고 그의 행동을 보고하지도 않았다. 회사는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익명으로 보고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부 고발자가 고발로 인해 보복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 직원이 가치 있는 조직 구성원의 비리를 보고했다는 이유로 경영진이 그 직원을 처벌한다고 느낀다면 세상의 어떤 핫라인도 소용없게 될 것이다.  

이 사례에서 역설적인 점은 코플린은 그렇게 행동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점이다. 그가 월마트에서 처음으로 맡았던 직무는 손실 방지 책임자였다. 그래서 그는 절도와 비윤리적 행동의 영향을 직접 다뤘었다. 월마트의 강직한 한 임원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동료와 주주의 돈을 가져가는 사람은 누구든 사살되어야 한다… 그러한 탐욕이 당신을 파괴할 것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바로 토마스 코플린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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