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회의장에서 집단 사고와 남들 따라 하기의 함정

GRC 전문가 리처드 스타인버그는 그의 책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에서 경영진과 이사회의 집단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이 경험했던 사례를 이야기한다. 스타인버그가 언급한 ‘집단 사고 Group think’는 예일 대학교 심리학자인 어빙 재니스가 그의 책에서 사용한 용어인데  사람들이 자기가 한 말의 적절성과 유효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자신의 견해가 집단 공통의 의견으로부터 너무 벗어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미리 염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인버그는 집단 사고가 경영진과 이사들을 남들 따라 하기의 함정에 빠뜨릴 수 있음을 지적한다. 아래 글은 스타인버그의 책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에 실린 내용이다.


이사회 회의장의 집단 사고

이사회 위원들은 ‘집단 사고’라는 개념이 너무도 실제적이며 개인과 집단의 행동에 극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특정 이사회의 신참 이사들이 리더 역할을 하거나 보다 높은 지위를 지니고 있는 위원들의 입장과 다른 견해를 드러낼 때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신참 이사들은 때로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처음 1년 동안은 말을 하지 말고, 이사회 석상의 역학구도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그저 듣기만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충고는 잘못된 것이다. 새로운 이사들은 입을 일찍 열지 않는 것이 현명하지만, 그들도 동일한 수임인이고, 이사로서 주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책임이 있다. 

신참 이사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합의가 형성되는 듯해 보일 때에는 집단사고가 등장할 수 있다. 이사회 회의장에는 나름의 시간 제약과 적절한 프로토콜이 있다. 그러나 중대한 이슈들은 다른 관점과 입장들을 고려하기 위해 건강한 토론과 논쟁을 필요로 한다.  

자신의 견해에 다른 이사들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술 중 하나는 먼저 다른 이사회 위원들과 개인적으로 대화하여 그들의 입장을 시험하고 그들이 회의 석상에서 자신을 지지할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적인 대화는 한때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현재에는 동료 이사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이 주된 이슈가 아니었던 자신의 아이디어를 고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공적인 이사회는 집단 사고를 피한다. 이사들 모두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명하고 대안적인 조치에 대한 여지를 남겨 두며, 중요한 이슈들은 몇 번에 걸쳐 토의함으로써 사안에 대한 모든 측면들이 세심하게 고려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매우 빠듯한 일정으로 핵심적인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해서 일부 이사들의 불평을 사거나 잘못된 결정으로 나중에 이 결정을 폐기할 필요가 생기게 되는 일을 막아준다. 

경영진도 다르지 않다 

당신이 경영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경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를 삼가는 것을 얼마나 자주 보는가? 나는 어느 전문 서비스 회사의 매니저 한 사람이 의사 결정이 내려지기는 했지만 그렇게 결정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화를 내면서 회의장에서 나오는 걸 본 기억이 있다. 그 사람은 말할 기회가 있었지만 집단의 분위기에 눌려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집단 사고에 대한 특히 좋은 사례가 어느 금융회사의 CEO와 그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들의 회의에서 발생했다. 짧은 토의 후에 CEO는 그의 입장을 제시하고 다른 안건으로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참석한 일부 사람들의 몸짓 언어나 지표들이 CEO가 말한 입장이 조직에 최선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하게 시사했지만, 상사와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불편해했다. 나는 고문이었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앞의 안건으로 돌아가서, 내가 이 이슈를 둘러싼 윤리 문제와 CEO가 정한 길을 갈 경우 불리한 결과의 가능성이 있음을 설명하고 난 뒤 긴 침묵이 흘렀다. 궁극적으로 최고 법률 책임자가 먼저 새로운 길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고, 다른 사람들도 동의를 표했으며, 나중에는 CEO도 새로운 방향에 동의했다. 집단 사고를 거절하자 보다 사려 깊은 토론이 벌어졌고,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결론에 다다랐다.  

나는 다수의 회사에서 컴플라이언스 책임자, 리스크 책임자, 감사 담당 임원 등이 주저하지 않고 황제는 벌거숭이라고 말하거나 다룰 필요가 있는 위험을 지적하는 것을 봐 왔다. 이 사람들은 필요한 경우 올바른 경영진 또는 이사회에까지 적절하게 이슈를 제기하도록 훈련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보다 나은 비즈니스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었던 견해들을 이사들이 입 밖의 꺼내지지 않는 경우 또한 나는 너무도 많이 봐 왔다.  

관리자들은 팀 플레이어가 되고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이를 지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논점은 다양한 의견을 듣는 올바른 장(場)이 존재하여 최종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느냐 여부이다.

© yeonamsa 상기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연암사에 있습니다.무단 전재,복제는 문서상허락 없이허용되지 않습니다.저작권 문의 ethicskr@gmail.com

[거버넌스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책 보러 가기

예스24 https://bit.ly/3tx9s1a
알라딘 https://bit.ly/3hnxZ49
교보문고 https://bit.ly/3z47SFl
인터파크 https://bit.ly/3z3hYX5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