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Integrity : 비즈니스윤리와 지속가능경영] 일독을 권하다

아무래도 우리 시대 하나님 나라의 전초기지는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에 세워져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삶을 밑바닥에서 뒷받침하는 자본이 생성되고 뭇 생명들이 먹고사는 일에 가장 긴밀하게 관여하는 현장이 거기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달란트 비유에서 주인의 요청은 각자에게 부여된 그 달란트 자본금을 밑천으로 사업을 벌여 이익을 남기라는 것이었다. 사업상의 수익 창출에 자신이 없는 최악의 소극적인 경우에도 은행에 그 자금을 맡겨 이자수익이라도 거두는 걸 주인은 은연중 용인하였다. 그러나 예수의 이 비유는 그 달란트를 맡은 종들이 그 자본금을 어떻게 운용하였고, 어떤 사업에 투자하였으며, 어떤 장사를 벌여 그렇게 곱절의 수익을 거두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 생략된 ‘과정’이 오늘날 성경의 이야기로써 기업 윤리를 세우고자 하는 경우 함정이 될 수 있다. 달란트 자본을 가지고 곱절의 이득을 거두었으니 그 결과가 선하면 모든 것을 선하게 보고자 하는 자기정당화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위험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자들은 ‘꿩 잡는 게 매’라는 속설을 곧잘 인용한다. 어차피 약육강식의 동물적 정글세계에서는 힘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지배하고, 자본이 있는 자가 그렇지 못한 자의 몫을 합법적으로 빼앗아 제 소유로 만드는 것이 상례인 양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는 분명히 과정의 윤리를 세워 달란트 자본에 인간의 얼굴을 중시하였고,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필수적 가치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에 따라 하나님과 돈의 신 맘몬 중 한 가지를 섬겨야지 그 둘을 동시에 섬길 수 없음도 확고하게 밝혔다. 나아가 사도 바울은 그 가치기준을 분명히 설정하지 않은 채 맹목적인 물질적 탐욕에 휘둘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임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달란트 자본이 인간의 얼굴을 달고 하나님 앞에 경건하게 성육신하면 모든 이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는 요긴한 수단이 되고, 헐벗은 자에게 의복을 공급하는 재원이 되며, 억눌린 자들을 해방시키는 소중한 밑천이 되기도 한다.

[Beyond Integrity : 비즈니스윤리와 지속가능경영]은 이와 같이 오늘날 전 지구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성경이 제시하는 윤리적 원칙을 올곧게 세워보고자 하는 신실한 의욕으로 지어졌다. 저자는 성경이 생산된 고대의 환경을 무시하고 문자 그대로 그 교훈을 오늘날 자본제적 체계 속에 뭉툭하게 들이대지 않는다. 도리어 저자는 성경의 시대적인 제약과 문화적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뀔 수 없는 진리의 차원에서 기업과 비즈니스, 자본과 그 운용방식에 대한 윤리적 기초를 확립하고자 애쓰고 있다.

이 책의 도드라진 장점은 자본주의 경영학의 교리 교본처럼 성경을 원리적인 차원에서 활용하기보다 기본적인 교훈을 추출하여 다양한 맥락에 적용될 경우 어떤 결과가 산출되고 또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세한 토론 주제를 제시하면서 탄력적인 소통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다양한 비즈니스 현장의 사례를 분석하고, 추가로 읽을 만한 참고자료들을 풍성하게 제공함으로써 딱 부러진 단 하나의 모범답안이 아니라 여러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안들을 모색하도록 돕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유익한 점이다.  

역자는 한국 기업의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아오면서 기업윤리와 컴플라이언스 영역의 도서들을 번역한 이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번역작업을 통해 비단 영리를 최고 목적으로 하는 일반기업뿐 아니라 관공서와 교회 및 여러 NGO기관과 같은 비영리단체 역시 합리적인 경영 체계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조건으로 윤리 규범을 강조해 왔다.

이 땅의 기업들이 10년 주기로 엄청난 위기상황을 초래하면서 물질자본의 세계를 뒷받침하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온 국민이 통렬하게 경험해온 터라 그의 통찰과 청지기적 노력이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오늘날 이해관계로 얽힌 조직과 무관하게 살 수 없는 세상을 경험하면서 그 균형을 잡아줄 견고한 중심이 갈급한 형편이다. 이런 현실에 부응하여 성경의 핵심 교훈을 통해 컴컴한 세상에서 이 책이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경영자와 직장인은 물론 목회자와 교회 직분자, 신학도들까지 진지한 일독을 권한다.  차정식  한일장신대 신학부 교수


[비즈니스 윤리와 지속가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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