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거버넌스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에서 저자 리처드 스타인버그가 이사회의 공공의 감시견 역할에 대해 쓴 글이다. 기업이나 공공 조직의 이사회 역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나는 어느 저명한 이사회 저널에서 다른 방식을 취해 상장 회사의 이사회는 ‘감시견watchdog’이라는 기사를 읽고 당황했다. 순간적으로 아서 영(Arthur Young: 현재는 Ernst & Young)에 관한 1984년 사건에서 미국 최고 법원이 감사인들은 회사의 채권자, 주주 및 투자 대중에게 충성 의무를 지는 공공의 감시견 역할을 한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그러나 이사회와 연결하여 감시견이라는 말을 쓰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문제가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이 말은 감독 당국의 감시를 연상시키며 이사회 차원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 다른 이유는 이사회의 다른 책임에 대한 언급 없이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상장 회사 주주들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활동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는 감시견이라는 말에는 모든 형태의 비리를 탐지하고, 위반자들을 물리쳐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함축하고 있다.
감시견이라는 용어가 창고를 지키는 조심성 있는 동물에게는 적절할지 모르지만, 이사회의 역할에는 적합하지 않다. 감독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이사회는 회사의 운영 활동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하며, 신뢰할 만한 재무 보고와 법규 준수를 위한 회사의 정책 및 절차를 모니터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는 경영진의 행동을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경영진에게 문제를 제기하며 필요할 경우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이사회가 비리를 파악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사회가 상설 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모니터링 책임을 진지하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갖춘 위원들로 구성된 이사회조차도 하나의 활동 중심점만 있는 회사건, 또는 여러 곳에 걸쳐 있는 글로벌 기업이든 간에, 회사에서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다. 사실, 최고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나 최고 감사 책임자와 같이 상근(常勤)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모든 비행을, 심지어 중대한 비행조차도 파악할 입장에 있지 않다.
물론, 이사회의 모니터링 역할은 중요하며, 효과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사회는 올바른 조언과 상담, 그리고 필요할 경우 고위 경영진에 대한 지도(指導)도 제공해야 한다. 모니터링 책임만을 수행하는 이사회는 회사 공동체, 즉 경영진, 주주, 투자 대중 및 이사들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회사의 전략 및 비즈니스 운영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이사회는 궁극적으로는 모니터링할 기업이 남아 있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균형 잡힌 관점을 잃지 않는 이사회들도 있지만, 다수의 이사회들은 모니터링이 중점 쪽으로 추가 기울어져 있다. 새로운 요구에 대한 과잉 반응이나 개인적 평판 및 책임에 대한 이사들의 우려로 모니터링이 중심 무대를 차지한 것이다. 많은 이사회들은 이전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회복했으며, 아직 그렇지 않은 이사회들은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들을 상기해야 할 때다.
이사들은 단순한 모니터 요원들이 아니라 상담자, 비평가, 지지자, 선정인(選定人), 승인자, 채택자이다. 이사회는 임원들을 선택하고, 평가하며, 보상한다. 또한 전략 계획을 승인하고, 정책을 채택하고 증진한다. 이 모든 일들은 주의 의무 및 충성 의무를 나타낸다. 이사회는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경영진의 노력을 감독할 책임이 있는데, 세상의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이 일에도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이쯤 했으니 감시견이라는 단어가 이사회의 역할이라는 맥락의 어휘 사전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은 기업 거버넌스에 대해 글을 쓰거나 강연하는 사람들, 또는 이사들이나 거버넌스 이슈에 관하여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도록 정중히 요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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